API 명세 하나를 받아 프런트엔드 연동 코드를 만들어야 하는 개발자를 떠올려 봅니다. 이런 자리에서 선택지는 대개 둘로 나뉩니다. OpenAPI 스펙을 그대로 옮기는 코드젠 도구를 쓰거나, AI에게 같은 스펙을 주고 코드를 생성해 달라고 요청하는 방법입니다. 요즘IT에 실린 글은 같은 스펙을 코드젠 도구 Orval과 AI에 각각 입력해 결과를 나란히 비교한 사례를 소개합니다.1 Orval은 1초 만에 비용 없이 스펙을 그대로 옮겼고, AI는 2분에서 4분 사이 시간을 들이고 매번 비용을 치르면서도 실행할 때마다 조금씩 다른 코드를 내놓았습니다.1 속도 차이는 분명했습니다. 다만 이 결과 하나로 AI가 코드 생성에서 뒤처진다고 단정하기는 이릅니다.
결정론적 작업과 판단이 필요한 작업
API 스펙을 코드로 옮기는 작업은 입력과 출력이 이미 정해진 결정론적 작업에 가깝습니다. 스펙에 필드 이름과 타입이 명시되어 있으면 그대로 옮기기만 하면 끝나는 일입니다. 이런 작업에서는 규칙 기반 도구가 매번 같은 결과를 내놓고, 속도와 비용 양쪽에서 AI를 앞섭니다.1
반면 어떤 필드를 선택적으로 다룰지, 에러 응답을 어떤 타입으로 묶을지처럼 맥락을 읽고 판단해야 하는 작업은 성격이 완전히 다릅니다. 이런 자리에서는 AI가 스펙만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관례나 팀의 관습까지 반영해 대안을 제안할 여지가 생깁니다. 문제는 이 두 종류의 작업을 구분하지 않고 AI 하나로 밀어붙이거나, 반대로 도구 하나로 전부 잘라내는 태도입니다.
국가 서사에서 내 업무로
최근 며칠 사이 아이타임스가 전한 보도에 따르면, 중국 AI 기업들이 가격 경쟁을 넘어 최상위권 성능까지 확보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2 블룸버그 통신을 인용한 이 기사는 두 달 사이 여러 모델이 연이어 나오며 시장 구도가 흔들렸다고 전합니다.2 이런 소식은 업계 흐름을 읽는 데는 쓸모가 있지만, 그 자체로 내 앞의 작업에 어떤 도구를 써야 할지 답을 주지는 않습니다.
같은 시기 구글이 개발자 블로그에 공개한 글은 TPU 성능을 진단하는 오픈소스 마이크로벤치마크 모음을 소개하며, 연산과 메모리, 네트워크 구간별로 성능을 나눠 측정하는 방법을 안내했습니다.3 이 접근은 하드웨어 능력을 구성요소별로 쪼개 확인한다는 점에서 앞선 사례와 방향이 겹칩니다. 국가 단위 서사든 기업의 벤치마크든, 내 업무에 맞는 판단은 결국 그 틀을 그대로 옮겨 오는 대신 스스로 구성요소로 나눠 대입해봐야 나옵니다.
쪼개어 검증할 여유가 없을 때
여기서 현실적인 문제가 생깁니다. 업무를 구성요소 단위로 쪼개고, 결정론적 도구와 AI를 나란히 돌려 비교하는 절차는 시간을 요구합니다. 마감이 촉박한 현장에서 모든 작업마다 이런 확인을 반복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또한 어떤 작업이 결정론적인지, 어디부터 판단이 섞이는지 구분하는 일 자체도 간단하지 않습니다. 완벽한 검증과 완전한 이해, 최고 성능이라는 세 가지를 한 작업에서 동시에 챙기기는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정밀 검증 원칙을 이상으로만 남겨두고 포기하면, 결국 소문이나 발표 자료에 다시 기대는 쪽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래도 확인 습관은 남기기
매번 완벽한 검증을 목표로 삼을 필요는 없습니다. 반복되는 작업 유형을 몇 가지로 나누고, 그중 하나만 골라 한 번씩 대입해보는 정도로도 충분합니다. 스펙을 그대로 옮기는 작업은 코드젠 도구에 맡기고, 맥락 판단이 들어가는 작업만 AI에게 맡기는 구분을 한 번 세워두면 다음 판단이 훨씬 가벼워집니다.
확인 결과는 짧게라도 기록해두는 편이 좋습니다. 실행할 때마다 결과가 달라지는 도구라면 그 편차 자체가 정보입니다. 다음번 비슷한 작업을 만났을 때, 그 기록이 처음부터 다시 검증할 수고를 줄여줍니다.
여러분의 업무에서는 어느 조각이 결정론적이고, 어느 조각이 판단을 요구할까요?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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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의 엔지니어링: 이 일, 정말 AI에 시켜야 하는가? — yozm.wishket.com, 2026-08-04 발행, 2026-08-05 접속 확인. ↩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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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넘어 최첨단 성능까지"...중국 AI 공세에 미국 개발사 '데드 존' 몰렸다 — www.aitimes.com, 2026-08-04 발행, 2026-08-05 접속 확인.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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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to use Google microbenchmarks for evaluating TPU performance — developers.googleblog.com, 2026-08-04 발행, 2026-08-05 접속 확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