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AI 도구로 강의안 초안을 만들면 결과물이 꽤 매끈합니다. 문장은 자연스럽고, 목차는 정돈되어 있고, 때로는 인용처럼 보이는 문구까지 붙어 있습니다. 문제는 그 매끈함이 정확성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강의 자료는 학생들 앞에서 곧바로 말로 전달되기 때문에, 원고 속 오류가 그대로 발화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겉모습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초안은 빠르게, 검증은 느리게
구글이 공개한 google-gemini/gemini-cli 같은 무료 커맨드라인 도구는 초안을 빨리 뽑고 반복 작업을 줄이는 데 쓸 수 있습니다.1 강의 스크립트의 흐름을 잡거나, 활동지를 여러 형식으로 바꾸거나, 이미 쓴 문장을 다듬는 작업에는 분명 도움이 됩니다.
다만 초안을 만드는 능력과 강의실에 내보낼 수 있는 정확성은 다릅니다. 중간에 삽입된 개념 설명 하나가 실제 정의와 어긋나도, 문장이 매끄러우면 눈으로 훑을 때 지나치기 쉽습니다. UNESCO는 생성형 AI를 교육에 쓸 때 교사의 전문적 판단과 사람 중심의 설계를 남겨 두어야 한다고 권고합니다.2 도구가 문장을 빨리 만든다는 사실은 수업 자료의 정확성을 입증하지 않습니다.
강의 자료로 넘기기 전 네 칸
검증을 거창하게 시작할 필요는 없습니다. 강의 자료로 넘기기 전에 네 칸만 따로 보면 됩니다.
확인은 어렵지 않습니다.
| 확인할 칸 | 실제로 볼 것 |
|---|---|
| 개념 정의 | AI가 요약한 정의를 원 출처의 문장과 대조합니다. |
| 인용과 출처 | 인용처럼 보이는 문장이 실제 자료에 있는지 확인합니다. |
| 숫자와 날짜 | 발표일, 등록일, 버전, 수치를 원문에서 다시 봅니다. |
| 도구 간 차이 | 같은 질문을 다른 도구에 던져 답이 갈리는 지점을 표시합니다. |
참고문헌은 더 조심해야 합니다. ChatGPT가 만든 서지 인용에서 가공과 오류가 확인된 연구도 있습니다.3 제목과 DOI가 그럴듯해 보여도 원문을 다시 열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arXiv 자료라면 공개 버전과 심사 상태를 따로 적고, "최신 연구에 따르면"이라고 쓰기 전에 본문에서 실제 주장과 조건을 확인해야 합니다.
무료 도구를 쓰는 기준
무료 도구는 초안 생성기로 쓰고, 최종 판단은 사람이 맡기는 편이 좋습니다. 미국 교육부의 교육용 AI 보고서도 사람이 직접 처리할 수 있는 경로, 설명 가능성, 교사의 개입을 핵심 원칙으로 둡니다.4 미국 정책을 한국 교실 규정으로 그대로 옮길 수는 없지만, 결과물을 그대로 배포하지 말고 원문 대조와 교사 검토를 남겨야 한다는 기준은 유효합니다.
저는 강의 자료를 넘기기 전 "정의, 출처, 숫자" 세 단어를 마지막으로 봅니다. 걸리는 부분이 있으면 원문을 다시 열어 봅니다. 시간이 조금 더 들지만, 강의실에서 틀린 내용을 말한 뒤 수습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각주
-
google-gemini/gemini-cli — GitHub 저장소, 2026-07-21 확인 버전. ↩
-
Guidance for generative AI in education and research — UNESCO, 2023. 특정 무료 도구의 성능을 검증한 자료가 아니라 교육 도입 원칙을 제시한다. ↩
-
Fabrication and errors in the bibliographic citations generated by ChatGPT — Scientific Reports, 2023. 특정 모델과 시점의 결과이므로 모든 최신 모델의 오류율로 일반화하지 않았다. ↩
-
Artificial Intelligence and the Future of Teaching and Learning — U.S. Department of Education, 2023. 미국 교육정책 맥락의 보고서로, 교사의 판단과 AI를 거치지 않는 처리 경로를 강조한다. ↩

